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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부동산이었다. 열쇠를 받고 입주 수속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입주를 위한 신청서들을 쓰는 동안 내 이름과 집 주소는 완벽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써야했기에, 외워질 수 밖에 없었다. 인감은 준비해간 3개의 도장 중 한자로 된 도장을 사용했다. 무거운 짐을 끌고 부동산을 나와 집을 찾아갔다. 구글 스트릿뷰에서 수없이 봤기 때문에 완벽하게 찾을 수 있었고, 집은 생각외로 상당히 쾌적했다. 다소 좁은 집이었지만 두 사람이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어보였다. 복층의 목조건물이라 인터넷에 미리 검색해본 장단점 중 단점은 역시 방음이었는데, 지금도 살고 있지만 방음문제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단지 한국의 건물들과 비교했을 때, 난방대책이 시급한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의 온돌, 보일러 시스템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도착한 첫 날에 바로 일본의 저렴한 인테리어 브랜드인 '니토리'를 찾아가서 이불 세트를 주문했는데, 이게 택배로 도착할 때 까지 수 일이 걸린다는 것. 대한민국의 택배시스템마저 찬양하게 만드는 일본의 느긋함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일단은 집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복층 중 2층은 잠만 자는 공간으로, 1층을 주 생활공간으로 설정했다. 가전은 관리회사에서 대여해주는 것들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리 보낸 택배들과 니토리 이불, 어느 것 하나 도착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난방대책이 전혀 없다는게 절망적이었는데, 결국은 러그를 하나 사와서 깔고 잤다. 

또 하나 힘들었던 점은 역시 불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가스가 당장 안된다는 사실이었다. 가스 회사에서 보증금도 받아가고 싸인도 다 했는데, 기술적인 문제로 (부품이 하나 모자라다나...) 일주일을 가스없이 살아야했다. 일주일간 서너번의 방문이 있고 나서야 가스가 설치되어 밥도 해먹을 수 있게 되었고, 목욕도 뜨뜻하게 하게되었다. 물론 가스가 설치될 즈음 이불과 택배도 도착했다. 생활 전반의 물건들이 갖춰지는 동안 행정적인 작업도 병행했다. 


아스미라이에서 기간을 주고 해오라고 한 것들이 있었다.

1.일본의 핸드폰 번호

2.일본의 계좌번호

3.자동이체 신청서 작성

이렇게 세 가지인데, 이것들은 정확히 순서대로 신청하면 완벽히 들어맞는다. 핸드폰 번호가 있어야 니시니혼시티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고, 계좌를 만들어야 방세 자동이체 신청서를 제대로 쓸 수 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핸드폰 번호를 만들기 위해서 일본의 재류카드에 주소등록을 해야한다. 그래서 후쿠오카 중앙구약소에 가서 주소 등록과 보험가입까지 마치고 바로 핸드폰을 개통했다. 일본의 알뜰폰 개념인 라인 모바일에서 신청했는데, 색깔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네이버'가 운영하는 모바일 서비스다. 아마도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라인이 크게 유행하는 바람에 이런 서비스가 있는 것 같다. 이런저런 행정절차를 마치고 아스미라이에 가져다 주고나서 본격적인 일본생활이 시작되었다. 한 달은 정말 빨랐고, 바빴다. 사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그 때 뭘 했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날 정도니까...

쌀도 사고 장도 보고 참 바쁘게 흘러간 시간이었다. 여유를 찾은 지금에서야 이렇게 글을 남기지만, 당시에는 블로그를 쓴다는 것 조차도 귀찮고 힘들었다. 지금 어떻게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는지... 뭐 결과적으로는 다 좋으니까, 다 만족하니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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